지주 여러분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요...

현재 봉하마을 모습입니다

 

경향신문 기사내용

 

ㆍ농식품부, ‘생태농업’ 주민 등 반대로 해제 결정 보류
ㆍ규제 풀려 땅값 상승 기대했던 대다수 지주들은 반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 주변 전경.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이 일대 농지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농업진흥지역에서 해제하기로 하면서 찬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영농법인 봉하마을 제공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 농지를 농업진흥지역에서 해제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6월 말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농경지 95만여㎡를 제외한 전국 농경지 850㎢를 농업진흥지역에서 해제했다. 봉하마을 농경지가 해제 대상에서 제외된 이유에 대해 농식품부는 14일 “김해시 등에서 재검토 제안이 들어와 이달 말까지 결정을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김해시는 관내 농업진흥지역과 농업보호지역 등 497만6000㎡를 해제하기로 하고, 봉하마을 농지 95만6000㎡도 포함했다.

그러나 해당 농경지는 농식품부가 분류한 해제 유형과 달리 실제 경지정리와 수리시설이 잘돼 있는 데다 영농법인 (주)봉하마을 등에서 해제 철회를 요구하자 이같이 결정을 보류했다. 농업진흥지역 해제로 땅값 상승을 기대했던 지주들 중 상당수는 반발하고 있다. 농업진흥지역에서 해제되면 각종 개발 규제가 풀리거나 간소화된다. 지주들은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농업진흥지역에서 해제해야 한다”며 서명운동과 시위에 나서고 있다.

반면 (주)봉하마을과 현지 주민들은 “해당 지역은 생태농업과 생태환경 사업 등으로 공공재 성격이 높은 곳”이라며 해제를 반대하고 있다. (주)봉하마을은 지난달 말 농식품부 장관에게 질의서를 보내 농업진흥지역 해제를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봉하마을은 2008년 노 전 대통령이 귀향한 뒤 8만1180㎡로 시작했던 친환경 농법이 현재 화포천 유역 5개 마을 122만1000㎡로 확대되는 등 친환경 농업 가치를 높이고 있는 곳이다. 친환경 생태농업을 인정받아 농식품부 장관 표창은 물론 2013년 경남도 친환경 생태농업 대상을 받기도 했다.

해당 지역은 귀향한 노 전 대통령 묘역과 사저, 화포천생태공원 등 관광지로 한 해 방문객만 70만~80만명이 찾는 곳이다.

김해시는 조만간 주민 의견을 모아 경남도에 제출하고 도는 심의 절차를 거친 뒤 농식품부에 주민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김정호 (주)봉하마을 대표는 “이번 농업진흥지역 해제는 지주나 지자체가 해제를 신청하는 기존 방식과는 달리 정부가 규제완화 정책으로 일괄적으로 해당 지역을 정해서 지자체에 내려준 것”이라며 “문제점과 이의를 제기했고 봉하마을의 농경지 상황을 알면서도 농식품부가 끝내 해제한다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보복을 시도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